스·츠·크·트·프 발음 못 듣는 부모님…노인성 난청?

스츠크트프 발음 못 듣거나 자꾸 되묻는다면 노인성 난청 가능성 높아

추석은 오랜만에 뵙는 부모님의 건강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특히 노인성 난청은 눈에 띄지 않아 모르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방치할 경우 증상이 더욱 악화돼 조기 발견과 적절한 대처가 중요하다.

◇스·츠·크·트·프 발음 못 듣는 부모님…노인성 난청?=노인성 난청이 있는 사람은 높은음을 담당하는 고주파 신경계 손상이 먼저 발생해 고주파 영역대의 소리를 잘 듣지 못한다.

'스, 츠, 크, 트, 프' 같은 자음, 여자 목소리, 피아노 오른쪽 끝 건반음 등이 대표적인 고주파 영역의 소리다.

난청을 '단지 소리를 잘 못 듣는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노인성 난청이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조치 없이 방치할 경우 청력을 잃게 될 수도 있다.

난청이 있는 경우 청력이 정상인 사람보다 치매에 거릴 확률이 2~5배가 높다는 미국의 연구결과도 있다.

만약 부모님이 TV볼륨을 크게 한다거나 대화 시 자주 되묻고 어떤 말에 엉뚱한 반응을 보인다면 노인성 난청을 의심할 수 있다.

많이 진행된 노인성 난청의 경우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다. 종종 보청기에 대한 부정적 시각 때문에 이를 꺼리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청력이 악화되는 것을 막아주는 보조 수단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제2의 귀 보청기, 꼼꼼하게 골라야=보청기를 선택할 때는 청력 손실 정도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요인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해야 한다.

따라서 전문청각사의 정확한 검사와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처방 후 보청기를 구매해야 한다. 바쁘고 귀찮다고 대충 아무 보청기나 선택한다면 오히려 청력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보청기를 착용하지 않은 것만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보청기 구입 후 사후 관리가 어떻게 이뤄지는 지 역시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보청기는 구매 후 착용한다고 해서 소리가 다 잘 들리는 것은 아니다. 적절한 적응기간과 관리가 필요하다.

소상훈 이어케어네트워크 소앤비이비인후과 원장은 "보청기가 귀를 막으면 목소리가 울려 들리기도 하고 잘 들리지 않던 소리가 갑자기 들리면서 혼란이 올 수도 있다"며 "이 때문에 보청기 소리에 점차 적응할 수 있도록 소리를 조절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